동국스님 칼럼, 질투 뒤에 숨겨진 욕망을 거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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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스님 칼럼, 질투 뒤에 숨겨진 욕망을 거두자,
  • 다문화방송신문
  • 승인 2020.06.2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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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방송신문 발행인 동국스님
다문화방송신문 발행인 동국스님

<동국스님 칼럼>
질투 뒤에 숨겨진 욕망을 거두자
 

감정은 한 끝 차이다. 힘들 때 산사(山寺)에 가서 절하면 나면 금방 편안해진다. 설령 남보다 먼저 힘들고 어렵다한들 무엇하랴. 홀연히 지나가는 바람처럼, 생은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라 삶과 죽음, 찬탄과 증오의 구분에 그 어떤 의미를 둘까. 감정은 그저 숨 쉬고 느끼는 것일 뿐. 육질의 속됨에 마음을 두게 되면 질투심을 피할 길이 없다. 

톨스토이의 소설 <크로이첼 소나타>에는 질투심에 가득 찬 남자의 모습을 그려졌다. 이 작품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첼’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 한다. 바이올린과 피아노 이중주의 절묘한 화음은 서로 밀고 당기며 질투하듯 애절함을 이끌어낸다. 

인간의 마음을 증오와 허망으로 치닫게 하는 질투는 어떻게 생겨나는 걸까. 타인을 부러워하는 감정인 ‘질투’는 상대적이다. 질투를 받는 사람 입장에선 강한 자부심이 생기고 그 감정에 사로잡힌 사람은 열등감이 나타나는 까닭이다. 이때 나와 타인은 불편한 동반관계임에 틀림없다. 

불교에선 십악(十惡)이라고 해서 살생, 탐욕, 질투 등 열 가지 악에서 벗어나라고 가르친다. 우리 마음속에 질투는 늘 만연해있다. 인간관계가 있는 한 그치지 않는다. 타인의 신분, 재능, 물건, 외모 등 거의 모든 것들에서 질투가 시작된다. 사촌이 수입차를 사면 배가 아프고 날씬한 여성사진에 여자들은 조바심 낸다. 결핍이 원인이다. 이때부터 나는 없고 오직 그 대상에 집착한다. 소신 없이 남만 따르는 부화뇌동(附和雷同)과 무엇이 다를까.

흔히 질투의 감정은 수치스럽다고 해서 좀체 시인하려 들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질투의 독일어 ‘나이트(neid)’가 ‘열정’ ‘노력’의 뜻도 있다고 하면 아이러니할 것이다. 말하자면 긍정과 부정의 의미가 우리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불어에선 ‘라잘루지(la jalousie)’로 불리는데 ‘창문 가리는 블라인드’란 뜻이다. 우리의 눈을 가린다는 것이다. 

대개의 사람들은 질투에서 자유롭지 않다. 타인의 행운과 성공은 늘 비교대상이 되어 나를 옹졸하게 고립시킨다. 더욱이 내 호구지책의 상황이 여의치 못하면 마음의 골은 더 깊어지는데, 어쩌면 질투는 인간이 가진 가장 솔직한 감정의 하나인지도 모르겠다. 

질투심은 마음에 상처가 되어 쉽게 열등감으로 발전한다. 음모를 꾸미기도 한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배타적이 되는 것이다. 불교에선 오유지족(吾唯知足)이라고 했다. ‘오직 족함을 알뿐’이라는 의미다. 내 위치에 만족할 줄 모르면 온갖 것들에 마음이 동요하게 된다. 

누구에게 뒤쳐진다는 생각은 내 존재감을 녹여낸다. 존재감이 약해지면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기 마련이다. 질투의 감정에는 미묘한 불만과 열등감이 숨어있어서 이 감정이 더 고양되면 조바심과 흥분이 발동하여 증오와 적개심이 생긴다. 그러면 우리 눈은 가면에 가려서 어떤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가면 뒤에는 욕망과 갈망이 숨어있다.
이렇게 되면 당연한 귀결이지만, 그 숨겨진 욕망을 다스리는 일이 남았다. 견강부회(牽強附會)라는 말이 있다. 소유하고 싶다고 무조건 갖다 붙여서 우기면 안 된다. 흔히 인생의 반을 누군가를 시기 질투하는데 소모한다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는 법이 다르고 환경이 다르다. 서로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인정함이 필요하다. 내 삶에 만족하고 욕망을 조절할 때 비로소 우리는 질투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욕망과 질투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내 마음부터 온건히 잡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자신을 더욱 단련시키고 마음을 낮추고 비워야 한다. 마음이 비워지면 시시껄렁한 소유물 따위에 흔들리지 않게 된다. 우선 자존감을 세우고 자신을 인정하는 인고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태산에 오르면 천하가 작아진다. 산에 올라가 호방한 뜻을 품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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