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정리법 동국스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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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정리법 동국스님칼럼
  • 유정민기자
  • 승인 2021.08.26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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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방송신문 발행인
다문화연꽃봉사회 이사장
붓다가야사 주지 동국스님
다문화방송신문 발행인 동국스님
다문화방송신문 발행인 동국스님

인생을 살다가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고 종양이 있으면 외과의사가 칼로 댄다. 집안에 쓰레기가 차면 버려야하고 몸이 더러워지면 씻게된다. 우리 삶의 안과 밖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내어버리고 시원하게 청소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 짐을 하나씩 쌓아간다. 그렇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방은 짐으로 가득차버린다. 물건을 사서 모으고 축적하는데만 익숙해져 있어서 무엇을 버리는데는 주저한다. 누구나 이사할때 얼마나 많은 물건이 쌓아놓았고 그 중에 어떤것을 가져가고 버려야 할지 고민했던 경험을 갖고 있을 것이다.  


불가(佛家)에 ‘방하착(放下着)’이라는 말이 있다. '내려놓고 내버려라'는 뜻이다. 한 생각도 지니지 말고 텅 빈 허공처럼 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절집은 복잡하지 않다. 살림살이에서 꼭 필요한 것만 남기고 단순화했다. 그렇게 해야 그곳에 사는 사람에게도 좋다. 흔히 대청소를 하고나면 마음이 시원해지고 편안해짐을 느낄 것이다. 내 주변을 항상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도 수행의 일환이다. 사람들은 왜 물건에 집착할까. 많은 사람이 물질적인 부(富)가 내가 살아온 인생을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을 내가 ‘소유한 것’과 연결 짓는 것이다. 그래서 소유를 늘리기 위한 탐심이 일어난다. 우리가 소유한 것들 중에는 삶에 꼭 필요하지 않은 것이 많지만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 우스개소리로 ‘물건이 필요해서 쓰는 게 아니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쓴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무엇인가 버리려면 선택을 해야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것이 미래에 요긴하게 활용될건지에 대해 알지 못해서 버리지 못하거나 필요는 없지만 오래 간직해오던 것이라 못버리는 것들도 있다. 과거와 추억에 얽매이는 물건들이 참 많다. 버릴때는 과감하고 홀가분하게 버려야 한다. 


마음에도 청소가 필요하다. 괴로움에 많은 부분은 항상 과거와 미래를 쫒아가는 마음에서 생긴다. 사람이 괴로운 이유는 생각이 많기 때문이다. 생각이 깊어지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다른 부정적인 생각을 끌어들여 헤어나오지 못한다. 


마음을 돌이켜보면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는 일에 억눌려 현재의 순간에 머물러 있지 못했던 것을 알게 된다. ‘그때 그 일은 이렇게 할걸 그랬어’ ‘내가 왜 그렇게 했지’ ‘이거 자신없는데 어떡해하지’ 우리의 생각은 하루에도 수도없이 고민과 괴로움에 빠져있다. 끊임없이 과거와 미래를 쫒아가서 생각을 만들어낸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후회와 반조는 마음의 짐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생각은 에너지이기 때문에 일을 많이 하면 체력이 소모되는 것처럼 지나치게 생각이 많으면 마음의 에너지가 고갈되서 지치게 된다. 마음이 쉬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무 의미도 없는 물건에 애착을 갖는대신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행복함을 느끼도록 신경을 써야한다. 물질과 마음이 텅비고 깨끗해지면 결국 영적 성장이 이뤄진다. 

붓다가야사 주지 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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