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스님 칼럼) COVID19 팬데믹, 욕심은 어떤 답도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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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스님 칼럼) COVID19 팬데믹, 욕심은 어떤 답도 주지 않는다.
  • 유정민
  • 승인 2020.08.26 2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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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가야사 주지
다문화방송신문 발행인
다문화연꽃봉사회 이사장
다문화방송신문 발행인 동국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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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스님 칼럼>

바다는 투명하다. 투명함 속의 배면에는 아름다움이 숨어있다.  사람들은 차안(此岸)에서 피안(彼岸)을 꿈꾼다. 현실과 열반은 언덕 하나의 차이일 뿐 어떤 경계도 없다. 

 

수많은 대립과 불행으로 뒤덮인 이 타락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고통에 짙눌려 신음한다.  자신에게 아주 사소한 피해라고 입는다 계산이 떨어지면 즉시 괴로운 마음을 표면으로 드러낸다. 즉  자기중심적인 욕심과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고통을 느끼고 괴로움에 몸을 떤다. 마음이 괴로우면 정신적인 병이 오기 쉽다. 그 다음단계는 자신의 욕심채우기에 급급한 사람들로 넘쳐나는 잘못된 사회가 되는 것이다.  

 

작금의 세태를 보면 알 수 있다. COVID 대위기의 시대,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대통령에게 화살을 돌려 허위사실을 만들어내고  기회삼아 비난을 일삼는 사람들, 집회를 열어 코로나를 확산시킨 종교집단의 극도로 이기적인 행동, 정치권의 대립, 의료파업, 한쪽에서는  환자를 살리고자 일각을 다투는 절박한 의료진, 다른한쪽에서는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고자 파업을 진행하는 의료진의 첨예한 대립을 국민들은 괴롭게 지켜보는 중이다.  

 

코앞의 이익추구를 위한 마음을 잠시 내려놓자. 뭉쳐야 산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다. 모름지기 욕망이 지나치면 삶의 고(苦) 또한 커지는 것이 삶의 이치다. 어쩌면 채움을 갈망하는 사람들은 끝없는 고통의 쳇바퀴에서 헤어나지 못할 운명을 가진 것처럼 비쳐진다. 

 

불교 경전인 반야심경의 원래 명칭은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이다. ‘마하반야(摩訶般若)’란 ‘큰 깨달음(지혜)’이고 ‘대보리(大菩提)’를 말한다. ‘바라밀다(波羅蜜多)’는 ‘저 언덕(피안)으로 간다’는 뜻이다. 이것은 보살의 수행법이다. ‘2바라밀다’라고 하면 정(定)과 혜(慧)를 의미하는데, ‘정’은 잡념을 물리쳐 선정에 드는 것이라 지(止)라 하고, ‘혜’는 생각이 들어와도 그대로 두고 살핀다고해서 관(觀)이라 한다. 

 

고려 후기의 보조국사 지눌(知訥)은 교종과 선종을 통합하는 개혁을 시도하면서 ‘정혜결사(定慧結社)’ 운동을 일으킨 것으로 유명하다. 불교의 핵심인 정과 혜의 2문(二門)을 함께 닦아야 한다는 것이 요지다. 그래서 지관(止觀)을 ‘정혜 쌍수(雙修)’라고 한다.  

 

사실 차안(이 언덕)과 피안(저 언덕)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 안에 모두 있다. 두 구획은 다른 공간처럼 보이지만 실은 차안은 지금껏 삶의 근본을 보지 못한 ‘거짓 나’이고 피안은 이제부터 깨달아서 밝아진 ‘참나’인 것이다. 그렇기에 인생은 ‘내’가 없는 삶을 깨쳐가야 한다. 

 

인간의 욕심은 마를 날이 없다. 우리 삶은 먹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의 연속이다. 그 지치지도 않는 욕심은 또 다른 욕심을 불러오고, 물질은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다. 욕심을 버리라는 것은 단순히 모든 욕망을 다 내던져 버리라는 건 아니다. 끝없는 욕심의 굴레에서 벗어나 결국 얻게 될 괴로움을 미연에 떨쳐버리라는 의미다. 주철환 PD는 '욕심이 마음의 기름이요 그것을 버리면 인생이 달리진다'고 했다. 

 

마음에 욕심이 가득하고 어리석은 사람이 ‘중생(衆生)’이다. 중생은 마음에 욕심을 벗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해야 한다. 그렇지만 욕심을 버린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무리 정진해도 지금껏 살아온 습과 업장에 휘둘려 자꾸만 욕심에 마음이 간다. 

 

탐진치(貪瞋癡)를 세 개의 독(毒)이라 했다. 욕망, 성냄과 어리석음(무지)을 일컫는 말이다. 이 세 가지가 죽음으로 내닫는 길이라 했다. 삼독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람은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모두 버린다는 생각을 버리고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는 삶이 중요하다. 

 

깨끗한 마음은 어떤 것일까. 욕심 없는 마음이다. 욕심은 우리의 마음에서 나온다. 현대인은 욕심을 내려놓고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늘 남을 의식해서 우리의 수준을 남과 비교한다. 내가 가진 것은 항상 못마땅하고 남이 가진 것에 탐을 낸다. 

 

인간은 언제나 욕심으로 인해 괴로움과 고뇌의 얽혀 산다. 꿈에서 깨어나면 모든 것이 사라지듯 육신과 물질은 언젠가는 모두 없어지고 만다. 물질은 허망된 것이다. 우리의 참마음은 깨끗한 부처님의 마음을 닮아있다. 중생의 참마음은 욕망과 이기심으로 물들고 오염돼 있다. 마음의 눈으로 보면 모든 것이 하나이기에 누구의 것이라는 구분이 없다.

 

우리가 매순간 화를 다스리고 욕망을 조절할 때 비로소 내 안에 있는 참마음을 만날 수 있다. 욕심이 적다거나 만족함의 느낌도 이미 그 마음을 드러내고 싶다는 욕심에서 나오는 것이다. 오늘부터 매일 잠깐의 시간을 허락하여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명상을 해보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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