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와 진실을 지키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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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와 진실을 지키는 자
  • 유정민
  • 승인 2020.09.15 0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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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가야사 주지
다문화방송신문 발행인
다문화연꽃봉사회 이사장
붓다가야사 주지, 다문화방송신문 발행인 동국스님
붓다가야사 주지, 다문화방송신문 발행인 동국스님

 

인도인들은 '같은 갠지스 강에 두 번 몸을 담글 수 없다'는 말을 종종 한다. 한번 흘러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두고 한 말이다. 힌두교도인들은 이 성스러운 강에서 목욕을 하면 죄를 면할 수 있다고 믿는다. 


무릇 물은 더러움을 씻어내는데 요긴하게 쓰인다. 생을 살면서 쌓인 더러운 누더기 옷들은 걷어내고 닦는 시간이 필요하다. 무엇이든 닦아내고 비워내지 않으면 계속 쌓이고 쌓여 나중에는 스스로도 감당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  


인생은 큰 강물에 비유하곤 한다. 강물은 처음과 끝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게 유유히 흘러간다. 곧 무심(無心)의 마음이다. 한 생각을 내려놓지 못하면 사심이 생겨서 애착심을 만든다. 그릇된 마음과 행동은 악업의 원인으로 발동한다.   


세상에는 어떤 것도 온전히 숨길 수 있는 건 없다. 소리가 작더라도 들리지 않는 것이 없고 행동은 숨겨도 드러나지 않는 것이 없다. ‘장두노미(藏頭露尾)’. 머리를 꽁꽁 숨겨도 결국 꼬리가 드러난다는 말이다. 진리는 드러나게 마련이다. 


요즘 온갖 가짜뉴스로 세상이 시끄럽다.  살면서 구업(口業; 입으로 짓는 죄)을 짓지 말아야 하듯, 온라인 미디어를 통한 업도 짓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인과응보(因果應報)에 따라 각자가 지은 모든 죄업은 다시 내게 되돌아온다.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그릇된 사욕에 사로잡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곡해하여 올바르지 않은 글을 올리면 사회는 금세 혼란에 빠지고 피해자의 상처는 커진다. 온라인 세상에서 부정적 글의 전파력은 긍정적인 것 보다 훨씬 빠르다. 진실을 잘 모른 상태이거나 혹은 분노의 마음이 앞선다고 무턱대고 글을 쓰면 대중들의 잘못된 시위를 선동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온라인 미디어를 통한 언어 폭행의 사례는 갈수록 늘고 있다. 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해선 시민들이 서로 베풀고 양보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올바른 글쓰기와 좋은 게시글 달기의 문화는 사회 일원들의 양심 문제다. 진리에서 벗어나는 행동의 근원지는 마음이다. 


삶이라는 여행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마음의 평온이다. 지금처럼 혼탁한 세상에서 온전한 마음을 갖고 살기는 사실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 속에서 스스로 참다운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할 때 비로소 알찬 인생의 열매를 맺을 수 있다. 마음에 ‘내’가 온전히 자리 잡지 못하면 다른 것들에 휘둘려 우리 인생은 망가지고 만다. 


자신을 똑바로 보아야 한다.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자기를 응시하는 조용한 반성의 시간을 가지면 어느 순간 내 자아에 눈을 뜬다. ‘내가 지금껏 살아온 삶의 의미가 무엇일까?’ ‘우리는 무엇을 바라보고 살아온 것일까?’ 이렇게 물어본다면 아마도 그저 다가오는 세월을 뒤쫓아 가고 있었을 뿐이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어쩌면 학창시절 때 품었던 삶의 목표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스르르 무너지면서 의미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 내 삶의 목적은 과연 있는 것일까?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한다. 


‘도(道)를 행하고 진실을 지키는 자가 가장 큰 선을 행하는 자다.’ 불교의 요지를 정리한 사십이장경에 나오는 문장이다. 진실은 가린다고 가려지는 것이 아니다. 또한 드러낸다고 우겨도 될 일이 아니다. 우리 내면의 소리인 양심에 귀 기울여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분명 더 나은 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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