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기록물 23권 국가지정기록물에 등록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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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기록물 23권 국가지정기록물에 등록되다.
  • 다문화방송신문
  • 승인 2020.01.20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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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고려인마을의 고려인역사유물전시관에 전시될 기록물이 국가지정기록물로 등재가 되었다. 이번 고려인 기록물의 국가지정기록물 지정은 국가기록원이 정부 차원에서 역사적 가치를 인정한 첫 사례라고 할 것이다.

19일 고려인 기록물 소장자인 김병학 연구가에 따르면, 작년 4월 광주 고려인마을 주최로 광주광역시청에서 열린 3·1운동 100주년기념 고려인역사유물전시회 준비과정에서 국가기록원 역사기록관 인사와 첫 만남이 이루어여 등재 작업이 시작되었다. 이후 국가기록원측의 자체심사와 몇 차례의 외부전문가 심사를 거쳐 작년 연말에 최종적으로 등재가 확정되었다. 등재 순서에 따라 고려인기록물은 제13호 국가지정기록물이 되었는데, 유진오의 제헌헌법 초고(1), 이승만 대통령 기록몰(3), 조선말 큰사전 편찬 원고(4), 도산 안창호 관련 미주 국민회기록물(5), 3·1운동 관련 독립선언서류 (12)에 이어진 결과이다. 이번에 등재된 고려인 육필원고기록물은 고려극장 1세대 극작가 김해운의 희곡 8, 2세대 극작가 한진의 희곡 8편 및 소설 1, 고려인 1세대 산문작가 김기철의 소설 2, 기타 가요필사본 2편 등 총23권이다. 자신의 희곡8편이 등재된 극작가 김해운은 1932년 블라디보스토크와 1939년 우즈베키스탄 타쉬켄트에 설립된 고려극장(조선극장)의 창단멤버이며 1950년에는 사할린으로 건너가 조선극장을 크게 중흥시킨 인물이다. 희곡 동북선’(1935)은 시기적으로 가장 앞서고 무엇보다도 격렬한 항일노동운동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또한 9편의 작품을 등재목록에 올린 극작가 한진은 탁월한 고려인 2세대 한글문학작가이자 고려극장의 유일한 프로극작가로 1964년부터 1993년까지 카자흐스탄 고려극장에서 활동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희곡산부처’(1979)는 소련문화계의 큰 주목을 받아 두 차례나 모스크바초청공연이 이루어졌다. 희극 폭발은 소련 고려인이 생산한 모든 장르의 문학작품을 통틀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주요 사건으로 다룬 유일한 작품이다. 또 중편소설 공포는 고려인 강제이주의 참상을 가장 실감나고 적나라하게 묘사한 최초의 고발작품이다.

사진기록물로 등재된 고려극장 사진첩 2권은 1932년 고려극장 창단 이후부터 2000년 무렵까지 고려극장이 무대에 올린 각종 연극과 배우들의 활동상황을 시대별로 살펴 볼 수 있는 260장의 풍부한 자료사진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려극장은 1932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설립되어 현재 카자흐스탄 고려극장으로 그 명맥이 이어져 오고 있는 세계최초의 우리말 전문연극극장이다. 이번 기록물 지정이 있기까지는 카자흐스탄 한국문화센터 소장으로 일했던 김병학 연구가의 지난한 노력과 열정이 있었다. 지난 2016년 귀국한 그는“1992년 카자흐스탄으로 건너가 고려인한글학교에서 25년간 고려인 현지 주민들과 후세들의 한글 교육에 힘썼다현지에서 고려인들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를 기증도 받고 필요한 경우는 사비를 들여 구입도 했다고 밝혔다. 또한“90년대 초반 당시 북방정책 일환으로 구 소련과의 수교 이후 광주전남지역에서도 뜻있는 분들이 건너가 고려인한글학교를 설립했다이번 고려인 관련 유물은 광주고려인마을과 공동 소유하는 과정을 거쳐 궁극적으로 기증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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