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에게 동지팥죽 선물받은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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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에게 동지팥죽 선물받은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
  • 유정민기자
  • 승인 2019.12.2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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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인데 행사가 있어 집을 나서는데 딩동! 동지팥죽 두 그릇의 기프트 문자가 왔다. 안차장 고마워 팥죽 잘 먹을께”
대한상공회의소제공
대한상공회의소제공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동지(冬至)’ 팥죽 선물 을 받은 사연과 함께 ‘세월호’ 참사의 유가족인 두산그룹 계열사 직원과의 인연을 공개했다.

박 회장은 “이젠 5년이 넘었으니 이야기해도 되겠지 싶다”며 “2014년 4월의 잔인한 그날이 정신 없이 지나고 다음 날 보고가 왔다. 그룹 계열사 직원의 아이가 그 배에 탔다는 소식이었다. 설마 나는 해당이 없으리란 교만에 벌을 받은 듯 철렁했다”고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당시 박 회장은 곧바로 진도 팽목항으로 내려갔다. 대기업 총수이자 재계 대표 인사인 만큼 남들 눈에 띌까 작은 차를 구해서 실종자 가족이 머물던 진도군 실내체육관으로 향했다. 박 회장은 자식을 잃은 해당직원을 만나 당시 충격을 조심스레 전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자신의SNS에 올린 세월호 유가족 직원과 인연을 담은 글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자신의SNS에 올린 세월호 유가족 직원과 인연을 담은 글

박 회장은 “아무리 여러 번 TV를 통해 봤어도 소리와 현실이 더 해진 그 자리에서 받는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고, 서울로 와서도 내가 본 장면들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며 “무슨 일이 있건 어떤 이유에서건 상처받은 유가족을 향해 비난하거나 비아냥을 하는 것은 정말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세월호 원인 규명 과정에서 해당 직원의 어려움을 알고 당시 소속 계열사 대표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 아빠가 가족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도록 내버려 둬라”고 전했다.

예상치 못한 참사로 인해 해당 직원의 정신적인 충격이 걱정되 박 회장은 지인인 정혜신 정신과 의사에게 해당 직원을 도와주라고 부탁했다. 해당 직원의 아이는 한참동안 발견되지 않았고 박 회장은 몇 주 후 다시 진도로 내려갔지만 해줄 수 있는 건 위로 몇 마디가 전부였다고 말했다. 그 아이는 세월호 희생자 중 292번째로 두 달 만에 부모에게 돌아왔다.

박 회장은 “정박사도 그랬고 모두 그렇게 알아서 도움들을 주셨고, 나는 말로 뒷북만 친 셈이다”며 “해준 게 별로 없는 내게 팥죽을 보내주는 정이 고맙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작 나는 세월 가면 잊고 있었지 싶어 또 다시 뒷북 친 기분에 마음이 무겁고 인연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길 수 밖에 없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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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민 기자 damunwha20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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