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스님칼럼, 운이 빨리 좋아지는 방법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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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스님칼럼, 운이 빨리 좋아지는 방법이 있을까?
  • 다문화방송신문
  • 승인 2019.12.13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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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나눔의 기쁨

 

붓다가야사 주지 동국스님
붓다가야사 주지 동국스님

겨울 들녘의 억새가 샛바람에 눕는다. 스산한 바람이 억새밭을 지나서는 이내 사라져버린다. 운명은 바람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것이다. 속수무책이다. 사라질 운명이라면 미련없이 보내야 한다. 한 해가 거의 다 지나갔다.

연말에는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것도 지나치면 병이 된다. 너무 과하면 안되지만 부족해도 문제다. 조화와 균형이 깨지면 일상에 크고 작은 어려움이 생긴다. 그래서 적당한 선에서 멈추고 그것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늘의 구름을 보자. 바람이 불면 구름 모양은 달라지지만 하늘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 만물은 일체가 불생(不生)이요 불멸(不滅)이다. 세상의 근원은 이처럼 한결 같은데 사람들은 제 눈에 색안경을 끼고 있어서 본질을 보지 못한다. 바람 불면 구름 마냥 마음은 휘청거린다.  

기울지 않는 늘 그대로의 나를 만들어야 한다. 곧 여여(如如)함의 마음이다. 오고 감이 없으며, 안에도 없고 밖에도 없으니, 항상 동일하다는 뜻이다. 금강경에 보면 ‘오는 바도 없고 가는 바도 없는 것(無所從來 亦無所去)’을 ‘여래(如來)’라고 했다. 한쪽에 치우침 없이 고요하고 평안한 마음이 여여함이다. 
평상심을 잃지 말고 늘 변함없는 평온함을 갖게 되면 심신이 건강해지고 운이 열린다.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하면 어느 것 하나 담지 못하고 지쳐버린다. 

연말연시에는 적선하고 선행으로 공덕 쌓는 시간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올 한해 내 이기심만으로 살아온 것은 아닌가. 주변 사람을 잘 챙겨주고 자비는 베풀었는가. 회상하며 자신을 점검하고 반성해야 할 시간이다.  
사실 자비와 적선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내 옆에 앉아있는 동료와 가족, 이웃에게 무언가 작은 것부터 베푸는 것에서 시작하면 된다. 나와 인연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시간을 가져보자. 

연말이면 생각나는 단어가 무엇일까. ‘나눔’이다. 많은 기관에서 연말연시가 되면 나눔의 실천을 위해 봉사를 계획하곤 한다. 말하자면 독거하는 어르신과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 봉사하고 말벗이 되어주는 것들이다. 말 그대로 희망 봉사인 셈이다. 

인생은 나눔의 삶이라고 보아도 된다. 세상은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 할 공간이다. 잘나고 못나고를 넘어 누구나 베풀고 베품을 받으면서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다. 만나고 나누고 베푸는 일이 참되게 사는 진리다. 

법유경에 있는 비유를 인용해본다. “무릇 향을 썼던 종이는 향내가 나고, 생선을 묶었던 새끼줄에서는 비린내가 나게 마련이다.” 사람의 본심은 본래 깨끗하지만 인생을 살아가면서 주변의 나쁜 기운에 물들고 마음은 공허해져 삶의 이치를 깨닫지 못하게 되었다. 세속의 물듦은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이다. 내 몸과 마음이 탁하면 주변의 사람들도 점차 탁해진다. 

눈을 비비면 어두운 막이 걷히면서 이웃의 고통과 어려움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어려운 이웃의 고통은 나누면 배로 줄어든다. 내 주변에 있는 장애인과 다문화 가정에도 관심을 갖자. 소외된 이웃들은 의외로 많다. 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해주는 뜻 깊은 시간을 갖기 바란다. 

불교의 기본 덕목이 나눔 실천이다. 내가 가진 것, 행복, 지식, 남는 것이 있으면 나눠 가져야 한다. 자비를 베풀면 큰 공덕이 쌓이고 이것은 다시 자신에게 모두 되돌아온다. 연말연초에 따뜻한 나눔으로 추위를 녹여보자. 내가 하면 남도 따라하게 마련이다. 자비 실천의 정신을 나누자. 

 

붓다가야사 주지 동국

zenbuddhis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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