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새터민들에게 안타까운 죽음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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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새터민들에게 안타까운 죽음은 없어야 한다
  • 정성채 기자
  • 승인 2019.10.17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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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채 다문화방송신문 기자/변호사
정성채 다문화방송신문 기자/변호사

지난 7월 마지막날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한 임대아파트에서 새터민 모자가 아사했다. 엄마인 한씨는 지난 5월 13일 전 재산 3,858원을 인출했고 집에 남은 식재료는 고춧가루뿐이었다. 하지만 사망 전 모자가 받은 복지는 10만 원의 양육수당이 전부였고, 사회보장시스템은 그들을 보호하지 못했다. 또 다시 긴급복지지원제도 홍보 포스터가 벽보마다에 붙여있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던 세 모녀가 생활고로 고생하다 2014년 2월 방안에서 번개탄을 피워 놓고 동반자살한 사건이다. 지하 셋방에서 살던 세 모녀는 질병을 앓고 있는 것은 물론 수입도 없는 상태였으나, 국가와 자치단체가 구축한 어떤 사회보장체계의 도움도 받지 못했다.

이들은 2014년 2월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 70만 원, 그리고 죄송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이 사건 이후 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논란과 법안 개정의 목소리가 높아졌으며, 그 결과 2014년 세밑에 송파 세 모녀법으로 불리는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및 「긴급복지 지원법」 개정안, 「사회보장급여의 이용 · 제공 및 수급권 발굴에 관한 법률」 제정 등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관련된 3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여 2015년 7월 1일부터 시행했다.


그리고 긴급복지원제도를 알리는 홍보 포스터가 전국적으로 게시되었다.

그로부터 4년 후 또다시 증평 두모녀 사건이 발생하였다. 2018년 4월 6일 오후 5시 10분쯤 충북 증평군의 한 아파트에서 어머니와 3살배기 딸이 숨져 있는 것을 119구조대가 발견했다. 소방당국은 4개월 전부터 관리비도 내지 않는 데다 우편물이 쌓여있는 점 등을 수상히 여긴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숨진 모녀의 시신을 발견했다.

당시 이들은 심하게 부패된 상태로 방에 쓰러져 있었다. 현장에서는 "지난해 9월 남편이 숨진 뒤 딸을 혼자 키우는 것이 정신적이나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내용이 담긴 어머니의 유서도 발견됐다. 4년 전처럼 거리마다 긴급복지지원제도를 알리는 포스터가 나부꼈다.

긴급복지지원 제도는 주소득자(또는 부소득자)의 실직, 휴·폐업 등으로 생계가 곤란한 경우, 중한 질병 또는 부상을 당한 경우,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급여가 중지된 경우에 신청할 수 있고, 생계지원 119만원(4인기준), 의료지원 300만원, 주거지원(대도시 64만원, 중소도시 42만원 등)과 그 밖에 교육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북한이탈주민의보호및정착지원에관한법률에서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하여 5년에 보장을 받을 수 있지만 5년이 경과된 후에 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복지제도에 관한 정보가 부족하고 긴급복지제도 등 제도를 알지 못해 비극적인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한씨는 탈북난민인권연합 김용화 회장에게 “기초수급신청을 하려면 이혼서류를 가져 가져오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보았다고 한다. 김 회장은 관악구청 복지정책과에 연락해 “일단 지원해 주고 이혼한 사실이 거짓이면 나중에 가중처벌하면 되지 않느냐고”라고 항의했지만 기초수급자로 선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지원제도는 마련되어 있어도 절차가 복잡하고 증빙할 수 없는 자료를 요구한 사례도 있다고 한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민 숫자는 3만700명이다. 특히 이 가운데 한부모가정이나 장애인, 노령층 등 취약계층은 약 10%인 2000∼3000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경제적 어려움과 새터민이라는 차별·편견이라는 이중고를 않고 살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와 사회가 새터민에 대한 처우와 인식이 바뀌어져야 할 것이다.

머지않아 통일시대가 올 것이다. 통일시대에 대비하여 먼저 대한민국으로 넘어와 정착한 새터민들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터민들에게 사회보장시스템 제도를 철저히 교육시키고, 정부는 새터민들이 우리나라에서 잘 적응하고 정착하도록 사회보장제도 등 운영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새터민들에게 안타까운 죽음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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